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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위기의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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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나는 '위기의 부부' -
외도와 이혼, 재혼과 같은 화두가 30~40대 부부들에게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나 남성의 전화 등의 상담사례를 보면 배우자의 외도 문제가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전통적인 도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있음을 알 수 있다.
‘회사원인 남편이 3년 전 지방으로 발령 난 뒤 주말부부로 살아왔다.
6개월 전부터 남편이 집에 자주 오지 않는 등 태도가 달라져 확인해보니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
남편에게 추궁하자 첫사랑 여자를 만났는데 같이 살고 싶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상대방도 이혼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남편은 이혼만 해주면 재산과 아이들을 모두 주겠다고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충격이 걱정돼 불문에 붙이고 싶다.
남편 마음은 이미 떠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40대 초반의 전업주부)
‘아내가 채팅에 빠져 집안 일은 물론 아이들도 잘 돌보지 않더니 외출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 추궁을 했더니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집을 나가버렸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돌아와 달라고 했지만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
나 역시 과거 외도를 한 적이 있지만 가정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30대 남성)
사실 배우자의 부정은 통계가 잡힌 지난 1950년대 이래로 가장 중요한 이혼 사유가 돼왔다.
하지만 70년대까지 ‘남편의 부정’이 주로 문제가 됐다면 80년대 들어서부터 는 ‘아내의 부정’도 주요 사유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정법률상담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 1990년대 전국 법원에 청구된 재판상 이혼 원인은 남녀 모두 ‘배우자의 부정’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이혼상담 사례에서도 여전히 남편의 부정이 아내보다 8배나 많지만, 아내의 외도로 인한 남편의 상담도 10년 사이 2배로 늘었다.
이처럼 아내들의 의식과 행동이 달라지면서 그 해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년 이후 세대만 해도 남편이 외도를 했을 때, ‘결국엔 가정으로 돌아온다’는 전제 아래 참고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아내의 미덕으로 꼽혔고 실제로 자녀들을 위해 다시 받아주는 아내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나이를 불문하고 용서할 수 없다는 아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남편의 외도를 알았지만 자식들이 클 때까지 기다렸다”며 중년이나 황혼 이혼을 요구하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너는 되는데 왜 나는 안돼?’라는 극중 여주인공의 대사가 그 세대 여성들의 심정을 한마디로 대변한 거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세 아이를 남편에게 주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뜻보다는 위기에 처한 여성들에게도 권태로운 일상의 반란과 억눌린 욕망의 탈출구가 필요하다는 반응으로 이해했다.”
작가 이선미씨도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닌가’했던 제작진들의 우려와 달리 드라마의 결론이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여성들의 지적을 받으면서 남녀 인식의 차가 생각보다 큰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 연구위원은 “남편과 달리 불륜에 빠진 아내들은 설사 남편이 다시 받아들이겠다고 해도 스스로 집을 나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결국 가정 해체로 이어지는 파괴력이 크다”고 말한다.
‘무조건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서는 서로 용서하고 재결합하는 것이 이상적인 해법이겠지만 실제로 위기에 처한 부부들에게, 특히 여성들에게는 홀로 서기나 새 인생의 길을 찾고 싶은 욕구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년 사이 7배로 늘어난 이혼율과 가정 해체의 위기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남녀 의식의 차이, 무엇보다 여성들의 변화 속도를 남성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시도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겨레신문 2002.07.21 김경애 기자ccandori@hani.co.kr)
< 한국남성의전화. com >
외도와 이혼, 재혼과 같은 화두가 30~40대 부부들에게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한국가정법률상담소나 남성의 전화 등의 상담사례를 보면 배우자의 외도 문제가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전통적인 도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있음을 알 수 있다.
‘회사원인 남편이 3년 전 지방으로 발령 난 뒤 주말부부로 살아왔다.
6개월 전부터 남편이 집에 자주 오지 않는 등 태도가 달라져 확인해보니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다.
남편에게 추궁하자 첫사랑 여자를 만났는데 같이 살고 싶다며 이혼을 요구했다. 상대방도 이혼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남편은 이혼만 해주면 재산과 아이들을 모두 주겠다고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충격이 걱정돼 불문에 붙이고 싶다.
남편 마음은 이미 떠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40대 초반의 전업주부)
‘아내가 채팅에 빠져 집안 일은 물론 아이들도 잘 돌보지 않더니 외출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아 추궁을 했더니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집을 나가버렸다. 아이들을 생각해서 돌아와 달라고 했지만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
나 역시 과거 외도를 한 적이 있지만 가정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30대 남성)
사실 배우자의 부정은 통계가 잡힌 지난 1950년대 이래로 가장 중요한 이혼 사유가 돼왔다.
하지만 70년대까지 ‘남편의 부정’이 주로 문제가 됐다면 80년대 들어서부터 는 ‘아내의 부정’도 주요 사유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정법률상담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 1990년대 전국 법원에 청구된 재판상 이혼 원인은 남녀 모두 ‘배우자의 부정’이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이혼상담 사례에서도 여전히 남편의 부정이 아내보다 8배나 많지만, 아내의 외도로 인한 남편의 상담도 10년 사이 2배로 늘었다.
이처럼 아내들의 의식과 행동이 달라지면서 그 해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중년 이후 세대만 해도 남편이 외도를 했을 때, ‘결국엔 가정으로 돌아온다’는 전제 아래 참고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아내의 미덕으로 꼽혔고 실제로 자녀들을 위해 다시 받아주는 아내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나이를 불문하고 용서할 수 없다는 아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남편의 외도를 알았지만 자식들이 클 때까지 기다렸다”며 중년이나 황혼 이혼을 요구하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너는 되는데 왜 나는 안돼?’라는 극중 여주인공의 대사가 그 세대 여성들의 심정을 한마디로 대변한 거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세 아이를 남편에게 주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물론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뜻보다는 위기에 처한 여성들에게도 권태로운 일상의 반란과 억눌린 욕망의 탈출구가 필요하다는 반응으로 이해했다.”
작가 이선미씨도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닌가’했던 제작진들의 우려와 달리 드라마의 결론이 ‘남성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여성들의 지적을 받으면서 남녀 인식의 차가 생각보다 큰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 연구위원은 “남편과 달리 불륜에 빠진 아내들은 설사 남편이 다시 받아들이겠다고 해도 스스로 집을 나가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결국 가정 해체로 이어지는 파괴력이 크다”고 말한다.
‘무조건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서는 서로 용서하고 재결합하는 것이 이상적인 해법이겠지만 실제로 위기에 처한 부부들에게, 특히 여성들에게는 홀로 서기나 새 인생의 길을 찾고 싶은 욕구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년 사이 7배로 늘어난 이혼율과 가정 해체의 위기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남녀 의식의 차이, 무엇보다 여성들의 변화 속도를 남성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시도가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겨레신문 2002.07.21 김경애 기자ccandori@hani.co.kr)
< 한국남성의전화. 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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