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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남성들도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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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남성들도 떨고 있다…피해호소 크게 늘어
항의→부당 해고 20대, 법원서 첫 ‘피해자’인정도
30대 초반 미혼남성인 박영대(가명)씨는 요즘 불안에 떨며 회사를 다니다가 ‘남성의 전화’를 찾았다. 여사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말쯤 “퇴근 후 식사나 같이 하자”는 데 따라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여사장은 식사가 끝나자 박씨에게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고 박씨는 별 생각 없이 그녀를 따랐다.
술자리에서 사장은 그에게 연거푸 술을 권했지만 그는 의심은커녕 오히려 ‘사장과 친해질 기회’라고 생각하며 기꺼이 술을 받아 마셨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어느 순간 그는 ‘필름이 끊겼다’. 박씨는 “깨어 보니 여관이더라”고 했다.
그후로도 여사장은 박씨를 같은 방법으로 수 차례 불러냈고, 그는 어떤 불이익이 생길지 몰라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한다.
그는 직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술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경력이 쌓일 때까지는 직장을 그만둘 수가 없는 처지”라며 “앞으로 사장이 또 부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Y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고 있던 P(29)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실의에 잠겨 있던 중 친구와 함께 술집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옆 테이블에서 벌어지던 싸움을 막아주었더니 술집 여사장이 나와 “고맙다”며 술을 사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의식을 잃었는데 그 역시 “눈을 떠보니 여관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 여자를 원망하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화도 났지만 창피해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었다”며 “하루 빨리 잊어버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 술 먹여 여관 데려가는 여사장도
여성들에게 ‘당할까봐’ 떠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노동부에 접수된 1300여건의 성희롱 상담건수 가운데는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10%에 달했다고 한다.
지난 1995년 5월에 개설돼 남성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남성의 전화(02-652-0456)’에도 피해를 당했다는 남성들의 호소가 늘고 있다고 한다.
‘남성의 전화’의 이옥(李玉52) 소장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이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례는 드물었는데 지난해부터 차츰 생기기 시작해 요즘은 한 달에 한두 명 정도 꾸준히 성적(性的) 피해를 호소하는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전화를 걸어 상담할 정도라면 수 차례 반복해서 당하다가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제로 피해를 입는 남성들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술 깨고 보니 여관이더라’ 식의 성추행은 드물다 하더라도 이보다 정도가 가벼운 성희롱의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직장에서 소수의 남성들이 쉽게 대상이 된다.
10명의 여성이 있는 부서에서 혼자 남성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정수(가명28)씨. 그는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집단 성희롱에 시달리다가 ‘남성의 전화’를 찾게 됐다. ‘
세겠다’, 잘하겠다’, ‘엉덩이가 예쁘게 생겼다’며 여사원들끼리 큰소리로 농(弄)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이고, 가만히 서 있는 그의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한 여사원은 그를 뒤에서 껴안으면서 가슴을 쓰다듬기도 했다는 것. 김씨는 “싫은 내색을 해봐야 많은 여자들 앞에서는 소용없다”며 “소름이 끼칠 정도지만 일에 지장이 있을까봐 심하게 화도 못 낸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난 5월 3일 성희롱 피해자 남성으로서 국내 첫 승소판결을 받아 화제가 됐던 장모(28)씨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의류업체 B사에서 장씨가 몸담고 있던 부서는 여직원이 80% 정도. 게다가 장씨는 미혼으로 나이가 어린 축에 속했다.
장씨는 같은 회사 여자 선배 박모(40), 김모(35)씨가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 ‘덩치가 있어서 좋다’,
‘영계 같아서 좋다’, ‘내거야’라는 말을 했으며 이 사실을 회사측에 호소했다가 부당 해고당했다고 주장,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다.
장씨는 “박씨와 김씨가 나를 가지고 놀았다는 소문까지 돌았다”며 “아무리 억울하다고 외쳐봐도 내게 돌아온 것은 비난과 해고뿐이었다”고 말했다.
장씨측 변호인은 “성희롱이란 우월한 지위에 있는 쪽이 다른 쪽을 억압하는 수단이므로, 여성이 많은 회사에서 남성이 성희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나라에서 남성이 성희롱 피해자로 인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성도 성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나도 당했다”는 남성들의 호소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남성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직장은 물론이고 대학 캠퍼스에서도 “남성 성희롱”이 은근히 자행되어 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대학생인 이모(25)씨는 “술자리에서 여자 선배들이 ‘귀엽다’고 말하면서 슬쩍 가슴이나 허벅지를 만질 때마다 불쾌했다”며 “그럴 때 화를 내면 ‘농담인데 남자가 그런 일로 화를 내냐’면서 ‘분위기 깬다’고 오히려 눈총 받았다”고 말했다.
출판사에 다니는 남성 조모(31)씨는 “여직원들로부터 ‘섹시하다’, ‘아직도 싱싱하다’는 말을 들어도 그게 성희롱인 줄 몰랐는데, 이제 당당하게 화낼 수 있게 돼서 속이 후련하다”고 토로했다.
● 혼인빙자간음죄로 남성도 피해자
이씨나 박씨처럼 자신들 스스로 성희롱 대상이 된 사실은 의식하지 못하고 도식적으로
‘성희롱의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생각해온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회사 화장실 입구에서 처음 마주친 여성 때문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서로 부딪친 상황에서 나는 그 여자의 팔을 잡아 일으켜 주었을 뿐이지만 그 여자는 분명 내 엉덩이에 손을 갖다댔다”면서 “항의했더니 그쪽에서 ‘어떻게 여자를 성희롱의 가해자로 볼 수 있겠냐’면서 오히려 나를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고 해서 아무 말도 못했다”고 말했다.
남성이 강자(强者)라는 이유만으로 오히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성적 피해 사례는 성희롱 말고도 많다.
그 중 법률로도 구제 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혼인빙자간음(婚姻憑藉姦淫)이다.
즉 남성은 여성을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할 수가 없다.
36세의 김성규(가명)씨는 1년여 동안 약혼녀와 동거하다가 일방적으로 파혼을 당했다.
약혼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이 이유였다. 회사에서 벌어온 월급까지 통째로 맡기던 김씨는 고소를 하려 했지만 법적인 통로가 없음을 알고 실의에 빠진 상태다.
그는 “나도 혼인빙자간음의 피해자”라며 “왜 남성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보상받을 수 없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그 동안 여성들의 성 피해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았다. 1993년 서울대 우 조교 사건으로 성희롱이 사회문제화 된 후 여성들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져갔다.
그러나 이제는 남성들의 차례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양창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가부장적 전통이 살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늘 강자로 군림해왔기 때문에 피해는 당연히 약한 쪽인 여성의 몫이었지만,
이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고 여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위축되어 피해 당하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녀를 불문하고 약한 쪽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성차별은 남녀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싫다’는 의견을 분명히 보이고 ‘하지 말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이제는 말과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성희롱 가해자로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간조선 2002.5.23 유나니기자 nani@chosun.com )
< 한국남성의전화.com >
항의→부당 해고 20대, 법원서 첫 ‘피해자’인정도
30대 초반 미혼남성인 박영대(가명)씨는 요즘 불안에 떨며 회사를 다니다가 ‘남성의 전화’를 찾았다. 여사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했기 때문이다.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말쯤 “퇴근 후 식사나 같이 하자”는 데 따라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여사장은 식사가 끝나자 박씨에게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고 박씨는 별 생각 없이 그녀를 따랐다.
술자리에서 사장은 그에게 연거푸 술을 권했지만 그는 의심은커녕 오히려 ‘사장과 친해질 기회’라고 생각하며 기꺼이 술을 받아 마셨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어느 순간 그는 ‘필름이 끊겼다’. 박씨는 “깨어 보니 여관이더라”고 했다.
그후로도 여사장은 박씨를 같은 방법으로 수 차례 불러냈고, 그는 어떤 불이익이 생길지 몰라 싫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한다.
그는 직업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술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경력이 쌓일 때까지는 직장을 그만둘 수가 없는 처지”라며 “앞으로 사장이 또 부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서울 Y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고 있던 P(29)씨는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실의에 잠겨 있던 중 친구와 함께 술집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옆 테이블에서 벌어지던 싸움을 막아주었더니 술집 여사장이 나와 “고맙다”며 술을 사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의식을 잃었는데 그 역시 “눈을 떠보니 여관이었다”고 했다.
그는 “그 여자를 원망하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화도 났지만 창피해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었다”며 “하루 빨리 잊어버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 술 먹여 여관 데려가는 여사장도
여성들에게 ‘당할까봐’ 떠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노동부에 접수된 1300여건의 성희롱 상담건수 가운데는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10%에 달했다고 한다.
지난 1995년 5월에 개설돼 남성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남성의 전화(02-652-0456)’에도 피해를 당했다는 남성들의 호소가 늘고 있다고 한다.
‘남성의 전화’의 이옥(李玉52) 소장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남성이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례는 드물었는데 지난해부터 차츰 생기기 시작해 요즘은 한 달에 한두 명 정도 꾸준히 성적(性的) 피해를 호소하는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또 “전화를 걸어 상담할 정도라면 수 차례 반복해서 당하다가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실제로 피해를 입는 남성들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술 깨고 보니 여관이더라’ 식의 성추행은 드물다 하더라도 이보다 정도가 가벼운 성희롱의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특히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직장에서 소수의 남성들이 쉽게 대상이 된다.
10명의 여성이 있는 부서에서 혼자 남성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김정수(가명28)씨. 그는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집단 성희롱에 시달리다가 ‘남성의 전화’를 찾게 됐다. ‘
세겠다’, 잘하겠다’, ‘엉덩이가 예쁘게 생겼다’며 여사원들끼리 큰소리로 농(弄)을 주고받는 것은 물론이고, 가만히 서 있는 그의 엉덩이를 툭 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한 여사원은 그를 뒤에서 껴안으면서 가슴을 쓰다듬기도 했다는 것. 김씨는 “싫은 내색을 해봐야 많은 여자들 앞에서는 소용없다”며 “소름이 끼칠 정도지만 일에 지장이 있을까봐 심하게 화도 못 낸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난 5월 3일 성희롱 피해자 남성으로서 국내 첫 승소판결을 받아 화제가 됐던 장모(28)씨도 이와 비슷한 경우다.
의류업체 B사에서 장씨가 몸담고 있던 부서는 여직원이 80% 정도. 게다가 장씨는 미혼으로 나이가 어린 축에 속했다.
장씨는 같은 회사 여자 선배 박모(40), 김모(35)씨가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고 ‘덩치가 있어서 좋다’,
‘영계 같아서 좋다’, ‘내거야’라는 말을 했으며 이 사실을 회사측에 호소했다가 부당 해고당했다고 주장,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다.
장씨는 “박씨와 김씨가 나를 가지고 놀았다는 소문까지 돌았다”며 “아무리 억울하다고 외쳐봐도 내게 돌아온 것은 비난과 해고뿐이었다”고 말했다.
장씨측 변호인은 “성희롱이란 우월한 지위에 있는 쪽이 다른 쪽을 억압하는 수단이므로, 여성이 많은 회사에서 남성이 성희롱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나라에서 남성이 성희롱 피해자로 인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남성도 성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나도 당했다”는 남성들의 호소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남성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직장은 물론이고 대학 캠퍼스에서도 “남성 성희롱”이 은근히 자행되어 왔음이 드러나고 있다.
대학생인 이모(25)씨는 “술자리에서 여자 선배들이 ‘귀엽다’고 말하면서 슬쩍 가슴이나 허벅지를 만질 때마다 불쾌했다”며 “그럴 때 화를 내면 ‘농담인데 남자가 그런 일로 화를 내냐’면서 ‘분위기 깬다’고 오히려 눈총 받았다”고 말했다.
출판사에 다니는 남성 조모(31)씨는 “여직원들로부터 ‘섹시하다’, ‘아직도 싱싱하다’는 말을 들어도 그게 성희롱인 줄 몰랐는데, 이제 당당하게 화낼 수 있게 돼서 속이 후련하다”고 토로했다.
● 혼인빙자간음죄로 남성도 피해자
이씨나 박씨처럼 자신들 스스로 성희롱 대상이 된 사실은 의식하지 못하고 도식적으로
‘성희롱의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생각해온 남성들이 의외로 많다.
30대 후반의 한 남성은 회사 화장실 입구에서 처음 마주친 여성 때문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서로 부딪친 상황에서 나는 그 여자의 팔을 잡아 일으켜 주었을 뿐이지만 그 여자는 분명 내 엉덩이에 손을 갖다댔다”면서 “항의했더니 그쪽에서 ‘어떻게 여자를 성희롱의 가해자로 볼 수 있겠냐’면서 오히려 나를 성희롱으로 고소하겠다고 해서 아무 말도 못했다”고 말했다.
남성이 강자(强者)라는 이유만으로 오히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성적 피해 사례는 성희롱 말고도 많다.
그 중 법률로도 구제 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혼인빙자간음(婚姻憑藉姦淫)이다.
즉 남성은 여성을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할 수가 없다.
36세의 김성규(가명)씨는 1년여 동안 약혼녀와 동거하다가 일방적으로 파혼을 당했다.
약혼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이 이유였다. 회사에서 벌어온 월급까지 통째로 맡기던 김씨는 고소를 하려 했지만 법적인 통로가 없음을 알고 실의에 빠진 상태다.
그는 “나도 혼인빙자간음의 피해자”라며 “왜 남성은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보상받을 수 없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그 동안 여성들의 성 피해 사례는 셀 수 없이 많았다. 1993년 서울대 우 조교 사건으로 성희롱이 사회문제화 된 후 여성들의 목소리는 날로 높아져갔다.
그러나 이제는 남성들의 차례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양창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가부장적 전통이 살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 남성은 늘 강자로 군림해왔기 때문에 피해는 당연히 약한 쪽인 여성의 몫이었지만,
이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많아지고 여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위축되어 피해 당하는 경우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녀를 불문하고 약한 쪽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성차별은 남녀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싫다’는 의견을 분명히 보이고 ‘하지 말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도 이제는 말과 행동을 조심하지 않으면 성희롱 가해자로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간조선 2002.5.23 유나니기자 nan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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